2019년에 열린 제58회 베니스 비엔날레의 화제는 단연 리투아니아 국가관의 < 태양과 바다(Sun & Sea) > 전시였다. 1층에는 휴양객들이 해변에서 노니는 퍼포먼스를, 2층에는 방문객들이 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재밌는 관람 방식을 제안하면서도, 기후 변화로 이러한 평범한 휴가가 사라질 수 있음을 경고하는 무거운 메시지를 던졌다. 이를 통해 그해 황금사자상을 거머쥐었던 리투아니아 국가관은 2022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작가 로베르타스 나르쿠스(Robertas Narkus)의 작품을 선택했다.
![]() ▲ 제58회 베니스 비엔날레의 리투아니아 국가관 모습 [영상 바로가기]
현재 국내에서 로베르타스 나르쿠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재단법인 햇빛담요가 복합문화예술공간 아트코너H(서울 중구)에 마련한 전시 《 Dopamine Eyes 》가 바로 그것. 작가가 그간 추구해 온 작품 세계가 한 자리에 모여 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이자 전시 주요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 Dopamine eyes >는 작가가 ‘관심 경제(attention economy)’라고 명명한 바 있는 동시대의 사회상을 대변한다. SNS 환경에서 개인들이 ‘좋아요’를 주고받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커다란 하트 모양의 구조물은 과장된 모양새와 시선을 사로잡는 색감, 만화를 연상하는 키치하게 표현된 작품 중앙의 디테일을 통해 관심 경제 체제에서 유효한 가치들과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한다.
여기에 더해 작가는 포스트-테크놀로지(post-technological) 세상에서의 인간을 주제로 사진, 영상, 구조물 작업들을 함께 선보인다. 사무실에서 셀카를 찍는 사람들, 화려한 호텔에서 우울한 모습을 보여주는 청소년들은 마치 SNS의 인증샷 유행이 불러온 기괴한 과시 문화를 대변하는 듯하다. 조작됐지만 정제된 표현 기법의 사진들과 그로테스크한 형태의 구조물들은 서로 대조를 이루면서 로베르타스 나르쿠스가 상상하는 포스트-테크놀로지 사회를 보여준다.
전시를 기획한 햇빛담요재단의 아트디렉터 최태호는 “로베르타스는 다양한 장르와 형식을 넘나들며 작업하는 독특한 예술관을 지닌 아티스트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와 협의한 작품들은 그간 베니스 비엔날레를 비롯해 작가가 탐구해왔던 인간의 선택과 결정 이면에 내재한 동기들을 동시대 미술계 최고의 화두인 기술과 연결해 다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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